체액의 산-염기 평형 조절이란 체내의 수소 이온을 일관되게 유지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체내 혈액의 정상 pH는 7.4±0.5를 유지해야만 하는데, 일시적으로 심한 변동이 있다고 해도 pH는 늘 7.0~7.8의 범위 안에 있고 본래의 상태로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의 몸은 특정한 범위 안에서 산과 염기의 평형을 허락하지만 산성이나 알칼리성을 띠게 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신체는 생물학적 조절이나 화학적 조절, 즉 혈액의 완충 작용이나 호흡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 신장에서의 산과 염기의 조절에 의해 산과 염기의 평형을 유지할 수 있다. 먼저 산과 염기에 관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전해질은 수소이온을 결합하거나 배출할 수 있는데 수소이온을 방출하는 전해질을 산이라고 하고, 수소이온과 결합하는 전해질을 염기라고 한다. 하지만 인체의 산과 염기의 평형을 결정하는 것은 수소이온의 농도라고 할 수 있다. 수소이온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에도 어느 정도 들어가 있다. 산이나 염기가 첨가되지 않은 순수한 물에 포함되어 있는 수소이온의 농도를 중성이라고 하고 이보다 많은 것을 산성, 적은 경우를 염기성이라고 한다. pH는 수소 이온의 농도를 log로 환산한 것으로 보통 앞에 -log를 붙여서 이해하기 쉽도록 계산한다. 인체의 혈액의 수소 이온 농도는 순수한 물의 수소 이온 농도와 정확하게 들어맞지 않으며 보통 혈액의 pH가 7.4일 때를 중성으로 본다. 그래서 이것보다 높아지면 알칼리성, 낮아지면 산성으로 판단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허용범위가 7.0~7.8인데, 이 범위를 넘어가면 생명의 위협이 올 수 있는 단계이다. 보통 혈액의 pH는 7.2~7.6의 수준에서 조절되는 것이 정상이며 혈액이 수소이온농도에 따라 산성이나 염기성으로 변화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혈액의 산성이 강한 경우는 산증(acidosis)이라고 하며 반대로 알칼리증(alkalosis)은 혈액의 염기성이 강한 경우를 말한다.
인체에 있는 수소이온은 보통 여러 가지 경로에 의해 투입되는데, 보통은 음식물 섭취나 운동 중에 발생하는 유기산, 또는 휘발성산 등 에 의해 수소이온이 방출된다. 먼저 음식물 섭취는 인산이나 발연황산으로 발연황산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에서 황을 가지고 있는 아미노산이 주요 공급원이 된다. 인산을 핵산이라고 하는 것처럼 핵 단백이나 인 단백이 가수분해를 통해 공급된다. 또한 운동 중에 발생하는 유기산(organic acid)에는 아세토아세트산이나 젖산이 들어있다. 이들은 각각 지방이 불완전연소 되거나 탄수화물이 불완전연소 될 때 발생하며 만약 평소의 안정상태라면 모두 연소하여 이산화탄소로 대사되기 때문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고강도의 운동을 수행할 때는 이런 유기산들이 인체의 산-염기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휘발성 산(volatile acid)이란 이산화탄소를 의미하며 허파에는 산과 염기 조절 기능이 있는데 이것을 탄산이라고 한다. 이산화탄소는 탄산으로 바뀐 후 다시 수소이온을 방출하기 때문에 산으로서 작용하게 된다. 여기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허파에서 제거되어 허파가 산과 염기 대사를 조절하는 것이다. 만약 운동으로 인하여 젖산이나 탄산, 산성 케톤체 등이 발생하면 수소이온의 공급이 더욱 많아진다. 수소이온의 양이 많아지면 근육의 수축력에도 문제가 생긴다. 왜냐하면 우리 몸의 근육이 수축하기 위해서는 칼슘과 결합해야 하는데, 수소이온의 양이 늘어나면 칼슘과 결합해야 할 자리에 수소이온이 결합하기 때문이다. 또한 인체가 산성화된다고 가정했을 때 인체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반응에 필요한 효소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효소들의 활성은 적당한 온도와 pH가 절대적으로 필수 요소인데, 높은 강도의 운동을 하면 pH의 변화로 인하여 효소들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된다. 또 운동할 때 필요한 ATP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들의 활성이 떨어지면 운동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 하겠다.
산과 염기 평형에 문제가 생기면 효소의 활성이 근육 수축에도 여러 가지 악영향이 있다고 하였는데 그다지 큰 변화가 아닌 pH 0.2~0.4 정도의 변화에도 인체는 민감하게 반응기제를 펼친다. 이는 갑작스러운 변화를 막기 위해서이며 이를 완충작용이라고 하며 이와 관여된 것을 완충계(buffer system)이다. 보통 세포 안의 단백질과 인산점과 같은 세포 내 완충제 또는 외부에는 혈장단백질이나 헤모글로빈, 중탄산염과 같은 세포 완충제의 역할을 통해 완충작용을 실행한다. 또한 호흡을 통해 간단하게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조절하여 수소이온의 양을 조절해 산과 염기 대사의 조절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이런 한계를 조절하는 곳이 바로 신장이다. 호흡을 통해서는 이산화탄소만 제거되고 나머지는 조절할 수 없는데 신장은 혈액 속의 노폐물을 배설하는 기관으로 다양한 종류의 물질을 제거할 수 있어 호흡으로 조절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조절이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신장을 통해 산과 염기 조절은 호흡을 통한 조절에 비해 매우 천천히 이루어지므로 예를 들어 운동할 때와 같은 급박한 변화에는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다.
운동을 수행하면 젖산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혈액의 산성화가 진행된다. 그러나 수소이온이나 젖산은 근육 세포 안에서 먼저 생기는 것으로 근육세포 안에서 발생한 산과 염기의 불균형 대부분은 세포 내 단백질이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20~30% 정도는 근육 내의 중탄산염이 그 역할을 하며, 나머지는 인삼염이 역할을 해준다. 하지만 세포 안의 완충제의 양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역할에도 불구하고 세포 안에 있는 pH의 변화는 혈액보다 훨씬 급격하게 나타난다. 운동 강도가 증가할수록 혈액의 pH가 떨어지며 이러한 현상이 시작될 때부터 젖산 농도는 증가한다. 이 시기에 완충제로 역할을 하는 중탄산염의 농도도 떨어지는데 이러한 상태가 되면 혈액의 수소 이온의 농도가 올라가서 호흡이 바빠지게 된다. 활발한 환기로 인하여 이산화탄소를 빠르게 배출하게 되며,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떨어뜨리는 인체의 이러한 산과 염기 평형 시스템을 호흡 보상(respiratory compensation)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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