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생리학자는 피로의 이유와 피로가 나타나는 곳을 찾아내기 위해 신경계통의 변화나 에너지 대사, 당 분해 과정, 근육섬유의 수축 등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하고 있다. 피로라는 것은 짧은 시간 내에 모두 탈진할 때까지 하는 운동과 장시간 동안 지속하는 노력이 요구되는 운동에 따라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피로는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하여 인체의 항상성이 변화하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
산화한 대사나 젖산과 같은 대사 부산물이 쌓여서 오는 피로는 근육 안에서 일어나므로 '말초 피로'라고 하며 신경계통의 다양한 변화에 의해 '중추 피로'가 초래되기도 한다. 근육 안에서 ATP는 근 글리코겐의 유산소 및 무산소의 분해에 의해서도 유지된다. 글리코겐은 그러나 인체 내 저장량의 한계가 있어 빠르게 고갈되는 편에 속한다. 크레아틴인산과 마찬가지로 근 육속 글리코겐의 고갈 속도는 운동강도가 얼마나 강한지에 따라 다르다. 운동강도가 높아지면 근 글리코겐이 빠른 속도로 감소한다. 예를 들면 전력 질주와 같은 고강도 운동은 글리코겐이 훨씬 빠르게 소진된다. 특히 운동 후반보다는 운동을 시작하고 초반의 몇 분에게 글리코겐이 빠르게 사용되는 것이 특징이나, 운동의 초반부에는 신체에 이미 저장된 글리코겐의 양이 있기 때문에 그다지 심각한 피로를 느끼지는 않는다. 그러나 장거리 수영과 같은 장시간 운동에서의 피로는 근 글리코겐의 고갈과 거의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프로 선수들조차 갑작스러운 피로의 느낌을 '벽에 부딪힌 느낌'이라고 표현하며 큰 피로를 느끼게 된다.
한편, 신체가 필요한 에너지 요구량을 만족시키려면 근육에 글리코겐이 계속 공급되어야 한다. 근육섬유에 따른 글리코겐의 사용에 대하여 알아보자면 근육이 수축함에 따라 근육 섬유에 저장되어 있는 글리코겐이 사용되므로 가장 자주 수축시킨 근육에서 글리코겐 고갈이 먼저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근육 내 글리코겐이 감소하면 근력을 발휘할 수 있는 근육 섬유의 수가 줄어든다. 서근 섬유와 순발력 근섬유에서의 글리코겐의 고갈은 운동강도에 따라 좌우된다. 낮은 강도의 운동을 할 때는 서근섬유가 가장 활동적이며, 순발력 근섬유는 비교적 활동이 적은 편이다. 운동강도가 높아지면 순발력 근섬유가 동원되며, 서근섬유보다 글리코겐이 빠른 속도로 고갈된다. 모든 유형의 근육섬유가 높은 강도의 근육 수축 동안 동원되는데, 이는 서근섬유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한계에 부딪혀 근력이 떨어져도 순발력 근섬유가 필요한 근력을 충분히 동원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장기간 지속해야 하는 운동을 수행할 시에 근육 피로와 몸이 무거워진 느낌이 드는 것은 근력 발휘 요구량에 비해 일부 근육섬유의 수축 능력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아데노신 삼인산(ATP)가 소모되면 무산소상태에서는 크레아틴인산이 ATP 재생산에 사용되어 ATP 저장량이 의지한다.
여러 연구에서는 반복적인 최대 수축 운동 후 피로는 크레아틴인산의 고갈과 함께한다. ATP는 다른 시스템에 의해서 보충되기 때문에 운동 중 고갈이 빠르지 않으나 크레아틴인산이 고갈되면 사용된 ATP를 빠르게 재생산하는 능력이 크게 저하된다. 탈진 상태에서는 ATP와 크레아틴인산 모두 고갈되었을 확률이 높다. 피로를 최대한 느끼지 않으려면 ATP와 크레아틴인산이 조기에 고갈되는 것을 막는 방법으로써 운동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특히 경기 중에 페이스의 조절이 필수적이며, 페이스가 너무 빠르다면 사용할 수 있는 ATP와 크레아틴인산이 급격하게 감소하여 불필요한 피로를 가지고 오며, 경기 후반까지 속도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훈련을 통하여 선수들은 ATP와 크레아틴인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 다른 피로의 원인으로 신진대사의 부산물을 들 수 있다. 젖산은 우리 몸속의 당 분해 과정에서 쌓이는 부산물로 대부분의 사람은 운동 후에 오는 피로와 탈진이 젖산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젖산은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진 고강도의 근육 활동을 할 때만 근육 섬유 안에 축적된다. 산악자전거 타기, 수영과 같은 고강도의 운동을 하면 많은 양의 젖산이 쌓이는 것은 사실이나 젖산 그 자체가 피로의 원인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대사 과정에서 이용되지 않은 젖산은 젖산염으로 바뀌고 수소이온이 축적되며 이러한 수소이온은 근육의 산성화를 초래하여 산성증을 일으킨다. 우리 몸에는 중탄산염과 같은 조절제가 있어 다행히도 축적된 수소이온의 산성 농도의 변화폭을 줄여준다. 그래서 근육의 산성도가 7.1에서 탈진 시 6.6~6.4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게 해준다. 하지만 위와 같은 산성도 변화도 에너지 생산과 근육 수축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세포 내의 산성도가 6.9 이하가 되면 당 분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인 효소의 작용을 방해하여 당 분해와 ATP 생산 속도를 감소시킨다. 산성도가 6.4 정도면 수소이온의 영향으로 더 이상의 글리코겐이 분해되지 않아 결국 탈진이 된다.
많은 연구가 20~30초 이상 지속되는 최대 운동에서는 근육의 낮은 pH 수준이 경기력 저하와 피로의 일차적인 원인이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에너지가 소비되면 많은 양의 열이 생성되며, 그중 일부가 신체에 남으면 몸의 온도가 상승한다. 더운 환경에서 운동하면 탄수화물의 사용 속도가 증가하여 글리코겐을 고갈시키는 데 영향을 주며, 에피네프린 분비 증가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요약하자면 높은 근육 온도는 뼈대 근육의 기능과 대사를 저하할 수 있다. 근육을 사전에 차갑게 만들었을 때는 운동지속 시간이 늘어나며, 근육을 사전에 덥게 만들었을 때 빨리 피로해진다. 다만 더위에 적응하면 글리코겐의 사용을 줄이고 젖산염의 축적을 감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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